법원, YTN 최대주주 변경 ‘무효’ 판결…“2인 방통위 결정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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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그룹, 3200억 인수 흔들…항소 예고하며 법정공방 장기화 전망
“정족수 미달로 의결 효력 인정 어려워”…2인 체제 방통위 제동
지난해 유진그룹에 인수된 YTN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1일 YTN 우리사주조합이 방송통신위원회
(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5인 정원인 방통위가 당시 대통령 추천 상임위원 2인만으로 의결을 진행한 것은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위원이 2인뿐이면 1인 반대로 결정이 불가능해 다수결 원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주요 의사결정은 5인이 모두 임명된 상태에서 최소 3인 이상의 찬성으로 이뤄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즉, 합의제 행정기관인 방통위의 숙의와 견제 기능이 무너진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승인된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변경 결정 효력은 정지됐으며,
방송 독립성 보장을 위한 ‘합의제 기관의 원칙’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3200억 원 투입한 유진그룹, “즉각 항소”…경영 불확실성 확대
유진그룹은 지난해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 30.95%를 약 3199억 원에 인수,
특수목적법인(SPC) **‘유진이엔티’**를 통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경영진 교체와
조직개편 등 체제 안착에 속도를 냈지만,
이번 판결로 행정적 승인 자체가 무효가 되며 최대주주 지위가 흔들리게 됐다.
유진 측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적극적으로 항소를 제기하겠다”며
“피고인 방통위가 항소하지 않더라도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2심에서 다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항소심·상고심을 거치는 장기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YTN 인수 ‘절차’가 쟁점…합의제 기관 권한 두고 법리 다툼 예상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합의제 독립기관의 권한 행사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한 행정법 전문 변호사는 “2인 체제를 합의제 기관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은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며 “상급심이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방통위가 5인 정원 중 2인만으로 주요 방송사 승인 결정을 내린 것은 형식상 독임제에
가까운 행정행위로, 이후 유사한 정부 기관 의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합의제 기관의 의사결정 절차를 강화하는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승인 유지냐, 재매각이냐
앞으로의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뒤집힐 경우, 유진그룹의 최대주주 승인 효력이 회복된다.
둘째,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판결이 유지될 경우, 방미통위(개편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재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때 유진 측의 대주주 적격성이 부정되면 YTN 지분은
재매각 절차로 넘어가며 사실상 민영화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방송 전문 변호사는 “유진그룹이 법적으로는 여전히 지분을 보유하지만, 승인 효력이
정지된 상태에서는 인사·편성·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절차 위법으로 딜 무효”…M&A 시장에도 파장
이번 판결은 이미 완료된 거래에 대해 절차적 위법성을 근거로 ‘무효’를 선언한 이례적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M&A 업계 한 관계자는 “행정 절차 하자를 이유로 민간 거래까지 취소를 명령한 것은 강력한 사법 통제”라며,
“향후 공공기관 자산 매각이나 민영화 과정에서도 절차적 정당성 검증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정권 교체 후 이전 정부 시절의 거래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면 시장 신뢰가
흔들리고 신규 자본 유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YTN 사례가 향후 공공미디어 민영화 논의 전반에 ‘경고등’을 켜게 됐다”고 덧붙였다.
방송 독립성과 시장 신뢰 사이
결국 이번 판결은 단순히 YTN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공영방송 구조개편과
행정기관의 권한 남용 여부를 가르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는 “방송의 자유와 정치적 독립성 확보를 위한 합의제 기관의 정당성을 확인한 판결”이라 평가하면서도,
시장에서는 “불확실성 장기화로 YTN 경영 공백과 미디어 산업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진그룹의 항소 여부와 방미통위의 대응, 그리고 향후 항소심 판단이
‘공공 미디어 인수·합병의 기준점’을 새로 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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