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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아시아 시장서 61.20달러로 급락.. 미·이란 핵 협상 진전과 재고 증가가 압박 요인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금요일 아시아 장 초반,

배럴당 61.20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며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의 핵 합의 가능성 부상과

미국 내 원유 재고 급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이란 핵 협상, 원유 시장에 직접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목요일, 자국이 이란과의 핵 협정 체결에 “근접했다”고 밝히며,

테헤란 측이 일부 조건에 동의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의 보좌관은 제재 해제를 전제로

특정 조건 하에서 합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같은 협상 진전은 이란산 원유의 시장 복귀 기대를 키우고 있으며,

이는 원유 공급 확대 전망으로 이어지며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SEB의 원자재 전략가 올레 흐발비는 “협정이 체결될 경우

이란은 하루 최대 80만 배럴의 추가 원유를 수출할 수 있게 되며,

이는 글로벌 유가에 분명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재고 급증, 공급 과잉 우려 부각

수급 측면에서도 가격 하락 요인이 겹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5월 9일 종료 주간 동안 미국 원유 재고는 345만 4천 배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00만 배럴 감소와는 상반된 결과다.

전주에는 203만 2천 배럴 감소가 기록됐던 만큼,

예상을 벗어난 재고 증가는 공급 과잉 우려를 재점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투자자들은 미국 내 원유 저장 능력이 수요 회복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WTI는 추가 하락 가능성에 노출된 상황이다.

달러 약세와 물가 둔화는 하락폭 제한 요인

반면, 미국 달러화의 약세는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의 하락세를 일부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원자재는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낮아질 경우

외국인 구매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최근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둔화도 주목된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4월 PPI는 전년 대비 2.4% 상승하며

3월의 2.7%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5%였던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한 것으로, 기업들이

비용 증가 부담을 일정 부분 흡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망: 지정학과 수급 사이에서 균형 모색 중

결국 현재의 유가는 지정학적 긴장 완화 조짐과

수급 불균형 가능성이 동시에 작용하며 방향성을 모색 중이다.

핵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공급 증대가 본격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물가와 통화 정책 환경이 유가 흐름에 변수를 줄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보다 복합적인 시선으로 시장을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